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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크랩] `부천 사건` 목사, 징역 20년 선고

삭개오2 2016. 5. 23. 23:35

 '부천 사건' 목사, 징역 20년 선고

의모 징역 15년…"부모 사랑 절실히 필요했던 C 양 외면하고 지속 학대"


 

▲ 법정 분위기는 무거웠다. 한 여성 교도관은 C 양 이야기를 들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방청석에서는 "주여"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쇼박스

중학생 딸을 폭행한 뒤 사망하자 시신을 집에 1년 가까이 방치한 A 목사 부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형사1부(이언학 부장판사)는 20일 선고 공판에서 A 목사에게 징역 20년을, 아내 B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에게 모두 아동 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을 이수하라고 했다.


법원은 A 씨 부부가 한창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의 C 양을 무시하고 외면했다고 했다. C 양 친모는 10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C 양은 특히 아버지를 많이 따랐지만, A 씨 부부는 초등학교 졸업식과 입학식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C 양이 몇 반인지, 담임 선생님이 누구인지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의붓어머니 B 씨는 자녀 양육이 처음이라 힘들어 했다. 큰아들은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기숙 생활을 하고 있고, 작은딸은 독일에 가 있는 상황에서 하나 남은 딸마저 이모 집에 보내고 소홀히 다뤘다.


재판부가 밝힌 사실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C 양은 집에서 쫓겨나자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은 C 양에게 저녁을 사 주고 집으로 데려다줬다. 그러나 이후 체벌과 학대는 계속됐고, 다시 집을 나온 C 양은 담임 선생님에게 재워 달라고 하기 위해 아파트를 찾아갔으나 집을 찾지 못해 경비원에게 하룻밤만 잘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경비원은 경찰에 신고해 C 양을 부모에게 인계했고, 다시 학대가 이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수사 당국은 C 양이 추운 날 바깥을 돌아다녀 체력이 바닥나고 잠도 부족한 상태에서 7시간여 지속된 폭행으로 죽음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밝힌 C 양 사인은 '허혈성 쇼크'다.


판사는 "A 씨 부부는 교회 헌금을 훔쳤다는 이유로 C 양을 폭행했지만, 정작 C 양이 헌금을 훔쳤다는 증거나 정황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C 양 죽음 이후 시신을 방치하면서도 다시 깨어나리란 그릇된 신앙심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고, 강의를 나가는 등 일상생활을 영위했다"며 A 목사 부부의 죄가 중하다고 봤다. 판사는 "피고인들이 범죄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딸을 때린 것은 도벽과 거짓말이 원인이었다면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과연 진심으로 딸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C 양 죽음에는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C 양과 같은 시대를 살아간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선생님을 찾아가고 경비원에게 재워 달라고 할 만큼 궁지로 내몰린 C 양에게 우리 사회가 더 관심을 줬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허망함이 밀려온다. 교육부는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미취학 및 무단결석 아동을 관리하는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연녹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출두한 A 목사 부부는 선고 내내 별다른 말이 없었다. A 목사는 내내 눈을 감고 있었고, B 씨는 바닥을 응시했다. 판사가 양형 이유를 설명할 때마다 방청석에서는 한숨이 새어 나왔다. "주여"라고 짧게 내뱉는 사람도 있었다. 여성 교도관과 일부 방청객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검찰은 4월 2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목사에 징역 15년, B 씨에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매우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형량을 높여 선고했다. 선고 전, 판사는 마지막으로 C 양에게 짧은 편지를 써 왔다며 입을 뗐다.


"너는 이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었구나. 우리가 너를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 부디 하늘나라에서 사랑하고 보고팠던 엄마를 만나 행복하게 살아. 그리고 이 땅에서 더 이상 학대와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지켜봐 줘."

출처 : 이 시대를 향한 외침
글쓴이 : 삭개오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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