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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케냐 김성준 안민희 선교사 기도편지 2017년 두 번째

삭개오2 2017. 3. 20. 13:00

케냐 김성준 안민희 선교사 기도편지 2017년 두 번 째.

https://www.evernote.com/shard/s167/sh/acb38cf8-ae33-4a2f-a70f-ddb9dca7bcf7/8633df717702af1fad7bd9958f5e22ac



Bwana Yesu asifiwe!!

동역자 여러분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저희 가정은 이 곳 케냐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평안 중에 거하고 있습니다. 
비록 멀리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지만 그 어떤 때보다도 한국의 소식이 그립고 궁금하여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의 뉴스를 보곤 합니다. 최근 정치, 경제적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소식들을 많더군요.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니 '이게 나라냐' 하는 말들을 하던데 저에게 있어 한국은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하는 조국이고
언제든 달려가고 싶은 어머니 품 같은 곳입니다.
비록 나라의 상황이 어려움 중에 처하여 소망보다는 낙심되는 일이 많지만,
우리의 목적지인 천국을 바라보시며 소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동역자님들 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케냐에서 짧았지만 지난 몇 달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시기상 건기의 끝을 달리고 있고 올 해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참 많은 일들이 현재진행형으로 긴박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치 않게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들 속에 제 사역지가 휘말리게 되는 일들도 있고
그로인해 사역지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들 속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넉넉히 이겨내며 여기까지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모두 다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으로 인함을 알고 있습니다. 

 선교지의 소식이 많이 궁금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짧은 편지로 이 곳에서 있었던 기쁨과 눈물들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선교지를 가슴에 더욱 새겨주시는 계기가 되길 바래봅니다.  


  1. 포콧 화상어린이 수술

지난 번 기도편지 때 사진과 함께 기도를 부탁 드렸던 화상입은 어린이들을 기억하시는지요? 
아주 어릴 때 숯불더미 위에 굴러 떨어져 신체가 늘러붙게 되어 장애를 입은 아이들 입니다.
뼈가 뒤틀어지고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자란 아이들의 모습에 늘 안타까워 하고 있었는데
한국 세브란스 병원 성형외과 팀의 방문으로 우리 아이들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월 23일, 나이로비에 위치한 Coptic Mission 병원에서 연세대학교 수술팀의 집도로
아이들이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 선생님은 몇 년 전 있었던 주한미국 대사 마크 리퍼트가 칼로 얼굴 테러를 당했을 때,
대사의 수술을 집도했던 분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최고 권위자시라고 하네요.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실력 있는 의사를 보내주셔서 다시 건강을 되찾게 해주심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현재 아이들은 퇴원하여 건강하게 회복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수술 전 병원에서 아이들과> 




<퇴원 후 동네 어귀에서>






  1.  단기 선교사 합류 

 케냐에서 사역하며 늘 기도했던 것이 긴밀히 저와 함께 다니며 동역 할 수 있는 남성 사역자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어린 두 자녀의 양육 때문에 아직 사역에 본격적으로 합류 할 수 없기에
저 혼자 1년동안 사역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더군다나 사역지가 한 군데 더 늘어나면서 혼자 지탱하기에 조금 벅찬 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지난 1월 말 쯤 한 형제에게 1년간 단기선교사로 섬기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하셨고
교회의 허락을 받아 지난 1월 24일에 케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와서 얼마나 적극적이고 충성스럽게 잘 하는지 얼마 전 왔다가신 박보영 담임목사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잘 메꾸어 주며 아름답게 사역을 도와주는 형제를 통해 주님의 위로를 느낍니다. 
 우리 단기선교사가 1년 간 인생에 잊을 수 없는 귀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      름: 신송재(27)
소속교회: 의정부 성만교회(한용준 목사)
특      기: 영어, 태권도, 의료시술(위생병 출신) 등
특이사항: 필그림교회 김원미 청년 남자친구 







  1. 우물 탑 보수공사 

 설마설마 했는데 늘 설마는 사람을 잡습니다.
우물 공사 시 일꾼들의 행동이 많이 수상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10,000리터 짜리 물탱크를 올려놓을 우물탑에 들어가는 시멘트를 너무도 많이 떼어먹었습니다.
작년 말 우물 완공 감사예배를 드리며 현판을 붙일 때도 너무도 쉽게 떨어져 나가는 벽을 보면서
이거 무언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번에 잠깐 비가 하루 올 때 그 실체가 다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한참 무더위가 기승일 때, 시기에 안 맞게 비가 하루 쏟아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에 마치 설탕으로 만든 탑이 물에 녹듯 우물탑이 주저 앉기 시작했습니다.
천장에 콘크리트가 다 떨어져 나가고 속에 철근이 다 드러났는데 철근 또한 물탱크 하중을 견뎌낼 수 없는
 싼 것으로 얼기설기 시공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인명 사고가 났을만큼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우물 공사 할 때 거의 매일 사막을 오가며 일꾼들의 작업을 감시했는데 유독 우물탑 세울 때만 제 눈을 피해서
시공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큰 돈도 아니고 우리 돈 십 만원도 안되는 돈을 떼 먹기 위해 설마 위험하게 공사를 해 놓았을까 생각하였는데
 아프리카에서는 역시 설마가 사람을 많이 잡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긴급하게 건축 사역을 하시는 한국 선교사님을 모셔서 보수공사를 하게 되었고
이제 물탱크 하중은 물론 어떠한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을 우물 탑이 다시 세워졌습니다. 







  



  1. 포콧지역 분쟁 및 무장강도 습격 횡행

 제가 사는 바링고 카바넷에서 30분만 내려가면 투겐족과 포콧족의 경계 지역이 나옵니다. 케냐는 부족간의 갈등이 아주 심한 나라로 특히 선거철이 되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부족전쟁으로 희생 당하곤 합니다. 올 해는 특히 케냐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 이기에 다들 긴장하고 있었는데 지난 2월 말, 저의 거주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식당에서 유력한 정치인 두 명(포콧인)이 기관총으로 청부살해를 당했습니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정치인)가 지목되었지만 정부의 흐지부지한 대처로 포콧인들의 공분을 사게 됐고 포콧인들은 이틀 안에 용의자를 체포하지 않으면 어떤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으나 정부는 그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포콧인들이 들고 일어나 그 이튿날부터 많은 투겐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부통령이 와서 중재를 시도하였지만 그도 소용이 없이 지금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살해 당하고 있습니다. 마을이 불타고 이재민도 400명 이상 발생하였고 적십자 차량까지 공격 당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습니다. 매일 군용 트럭과 장갑차가 오가며 길이 봉쇄되어 저의 포콧 사역지로 들어가지 못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살해 당한 사람이 제 사역지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어서 저의 사역지는 이름 없는 사막마을에서 한 순간에 정쟁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이 케냐 가뭄의 절정기여서 여기저기 무장 강도들이 횡행하여 사람들을 살해하고 가축을 약탈해 가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사건들도 다 제가 섬기는 사역지로 가는 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서 긴장을 하루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이 일들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저는 이번 주에도 사역지에 방문해야만 합니다. 동역자 여러분의 특별한 기도를 요청 드립니다. 하루 빨리 평화가 찾아오고 더 이상 무고하게 죽어가는 이들이 없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1. 박보영 목사님 케냐 방문 

 이런 흉흉한 소식들이 마음을 옭죄어 올 때가 많지만 주님께서 가장 어려운 때 담임목사님을 저희에게 보내주셔서
큰 위로를 받게 하셨습니다. 목사님은 본디 작년 11월에 방문하시려고 했었지만 건강 문제로 오시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오시게 되어 정말로 큰 격려와 힘을 얻었습니다. 
 특히 이틀간의 선교사 영성집회를 통해 케냐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많은 도전을 던져 주셨고
열흘의 일정동안 함께 있으며 듣는 개인적인 가르침과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느슨해졌던 영혼의 옷깃을 다시 여밀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목사님이 저의 사역지에는 오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가장 힘들고 어렵게 사역하시는 분들을 찾아다니시며 함께 예배하시고 그들을 도와주셨습니다.
솔직히 20살부터 목사님을 알아온 저로서, 목사님과는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막상 저의 사역지에 오지를 않으시니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렇게 하시겠거니 생각하며
그러한 마음들을 애써 삼켰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당신의 아들에게 하시듯이 제게 해주시는 것 같아
이게 진짜 하나님 앞에서 저를 아껴주시는 것이구나 깨달아져서 더욱 감사하였습니다. 
 목사님은 한 마디로 이렇게 정리하시더군요. "내가 이렇게 해야만 니가 진짜 선교사가 된다" 라구요.
목사님 원하시고 기도하시는대로 진짜 선교사, 진짜 하나님의 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목사님이 오시고 나서 사역적인 방향에 많은 변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말씀 드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 다음 편지에 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신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그립고 보고 싶어집니다. 다른 선교사님들은 담임목사님이 오신다고 하면 너무도 긴장하고 부담스러워 하는데 저는 이런 좋은 아버지 같은 목사님을 모시게 되어 정말 행복한 선교사입니다. 









  1. 우리 가족 살아가는 이야기 

1) 김빛나&김준영 꼬마 선교사

 우리 두 꼬마 선교사는 늘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밖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거북이랑 매일 놀고요 동네 친구들과 망고도 따먹고 카사바도 캐먹으며
아프리카 라이프를 확실히 누리고 있습니다.  
 김빛나 꼬마선교사는 요즘 엄마와 매일 한글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글도 읽을 줄 알고 동생 준영이를 잘 돌봐준답니다.
가끔씩 옆집 언니와 땅을 손으로 파면서 카사바를 캐 먹고 있을 때는 제가 좀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아이에게 평생 두 번 없을 좋은 추억일 것 같다는 생각에 이내 웃어 넘기곤 합니다. 
 김준영 꼬마 선교사는 요즘 애교가 아주 절정을 이루고 있구요,
둘째라서 그런지 응석을 많이 부려 엄마가 많이 피곤하고 힘들어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열 한 번 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줌에 주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2) 한국방문 

 케냐에 들어 온 지도 벌써 1년 하고도 4개월이 되어갑니다. 정말 화살같이 지나간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늘 그리워 하던 한국에 돌아오는 4.19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영육간에 더 잘 준비되어서 주님의 나라를 더욱 아름답게 섬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빛나와 준영이에게 예방접종을 해주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해주기 위한 좋은 시간들을 보내주고 싶습니다. 
보고프고 그리웠던 동역자님들과도 좋은 만남의 시간이 있겠지요. 기다리고 기대해 봅니다. 



< 편지를 마치며 >

 선교지에 오면 하나님이 더 가까이 느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더 막막하고 멀게 느껴질 때가 많더군요. 때로는 나와 함께 계신 것이 맞는가 느껴질 때도 있을만큼
제 믿음이 시험대 위에 올려질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푸념같은 기도에도 응답하시고 나지막한 신음 소리에도 반응하시는 주님의 행하심을 보며
저와 함께 하고 계심을 이 옅은 믿음이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인 줄 알고 있습니다.
위험하고 곤란할 상황, 어렵고 고단한 상황 중에도 제가 하지 않았던 기도임에도 신실하게 일하시는 주님을 볼 때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기도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님 앞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한국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 



 


출처 : 이 시대를 향한 외침
글쓴이 : 삭개오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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