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결말
새로운 천년은 어떠한 모습일까? 미래학자들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들은 과거와 현재의 자료들과 경향성을 가지고 미래로 외삽(外揷)한다. 그들은 경향성을 분석하고, 최대한 계산하고, 개연적 판단을 통하여 미래를 탐색한다. 그런 그들에게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동일한 직선적 시간대 위에 있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질적인 차이란 전혀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실제로는 미래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현재를 미래로 연장할 뿐이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억누른다. 그들에게 '전혀 새로운 것'이란 없다. 그들에게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전망이 결코 나올 수 없다. 죄된 인간에게서 어떤 새로운 것이 나오겠는가?
'전혀 새로운 것'은 2,000년 전에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요, 그의 안에서 오셨고 지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 하나님의 나라가 저항할 수 없는 권능으로(막9:1) 낡은 세계 안으로 뚫고 들어와 구원의 사건을 일으킨다. 기존의 낡은 세계의 흐름을 단절시키고 세계의 존재를 전적으로 변화시키며 갱신시킨다. 예수는 이 하나님의 나라를 선언하시며, 맘몬의 세력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떨쳐 일어나 방향전환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라고 요구하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철저한 방향전환과 결단이다. 우리의 안일하고 이기적이고 자기만족적인 삶의 태도를 떨쳐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생명과 자유의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사회적인 책임과 헌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방향전환을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 자신과 세계를 죽음으로 내모는 맘몬의 세력에서 구해낼 수 있고 새로운 천년을 기대와 희망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