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기독교인도 '명예살인'.."종교 아닌 관습의 문제"
뉴스1 김혜지 기자 입력 2016.06.15. 11:24
http://media.daum.net/foreign/africa/newsview?newsid=20160615112402788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집안이 반대하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는 여동생을 '명예살인'한 파키스탄 기독교 신자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시알콧 지방 경찰은 지난 12일 오전 집에서 잠을 자던 10대 후반의 여성 아눔 이스하크 마시히를 살해한 혐의로 친오빠 사킵 이스하크 마시히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킵은 여동생이 사건 전날인 11일 한 이웃 남성과의 결혼을 주장하자 크게 분노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남매의 가족은 기독교 신자이고 이웃 남성 역시 기독교인이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 라나 줄피카는 "23살인 친오빠가 나무 몽둥이로 여동생을 내리쳐 살해했다"며 "여동생은 이웃에 사는 기독교인과 결혼하려 했지만 가족은 이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공동체에서 기독교 신자가 명예살인을 저지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독교 활동가인 샤문 길은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은 종교의 문제라기보다는 동양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관습의 문제"라며 "많은 기독교나 힌두교 신자들은 개종자인데, 이들에겐 개종을 했더라도 부족사회의 요소가 아직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명예살인은 심각한 문제다. 매년 파키스탄 여성 수백명은 가족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친인척의 손에 살해 당한다.
지난주에는 한 16세 소녀가 파키스탄 라호르 지방에서 사랑하는 남성과의 결혼을 주장하다가 친모의 손에 화형 당하기도 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2월 명예살인 악습을 단절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관련법은 아직 상정되지 않았다.
icef08@news1.kr